김강사 소개
서핑스쿨을 운영한지 10년 차, 나는 그동안 처음 기초강습을 제외하고는 회원들에게 따로 강습비를 받아 본 적이 없다. 나에게 서핑을 알려준 영원한 나의 사부 도동쌤이 강습비를 받지 않고도 할 수 있는 모든 열정을 다하여 나를 가르쳐 줬던 것처럼.
나는 2012년부터 서핑 강사를 시작해서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서핑을 가르치고 있다. 내가 자부하는 것은,
국내에서는 나보다 더 많은 사람을 직접 가르친 강사는 없다. 10여 년 전 나와 비슷한 시기에 서핑 강사를 시작했던 사람들 중 지금까지 서핑 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핑 샵 사장이 되었고 그 사람들은 대부분 직원 강사에게 강습을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나의 꿈이 서핑샵 사장은 아니었다. 27살,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 다가왔을 때, 나는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제일 잘하는 일을 선택했다. 그리고 이 분야에서는 내가 최고가 될 수 있겠다는 확신과 남자로서의 로망이 나를 서핑샵 사장으로 만들었다. 매출을 위해 주먹구구식으로 만들어낸 서핑 강습이 아니라 내가 처음 서핑을 배운 대로,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운영하는 서핑스쿨. 나는 서핑보드 10장, 서핑 슈트 15장으로 아무도 없던 강원도 고성 바다에 렛미서프를 오픈하게 되었다.
내가 서핑샵을 운영하는 동안 많은 회원들이 나에게 물었다.
“강사님은 그럼 돈을 어떻게 버세요?”
다른 서핑샵들은 렌탈비를 제외하고도 추가로 레벨업 강습이 존재하기에 회원들은 더 빠른 실력 향상을 꿈꾸며 추가 강습비를 지불하고 서핑을 배워 나간다. 하지만 나는 어떻게 보면 무료로 서핑을 가르쳐 주다보니 회원들 입장에서는 고마운 마음과 걱정되는 마음에 나에게 저렇게 말하곤 한다.
“저는 렌탈비를 받잖아요 ^^ ”
사실 나도 더 많이 돈을 벌기 위해 강습비를 따로 더 받아야 할지 고민을 해본 적이 있다. 그 고민 끝 내가 내릴 결론은.
효율적이지 않은것으로 돈을 버는걸 도무지 참을수가 없어.
극한의 효율충 김강사. 서핑은 돈을 내고 강습을 많이 받았다고 실력이 쭉쭉 느는 운동이 아니다.
추가 서핑강습의 효율성: 과연 필요한가?
대부분의 서핑샵에서 추가 강습을 홍보하고 있지만, 추가 서핑 강습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품어 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서핑샵에서 추가 강습을 홍보하고 있지만, 추가 서핑 강습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품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여기서 추가 서핑 강습의 비용 효율성 대한 몇 가지 의문을 제시하고자 한다.
1.가격대비 효율 : 영상촬영비=강습비?
서핑 강습은 일반적으로 높은 비용을 요구한다. 전문가의 지도를 받는 것은 분명 이점이 있지만, 매번 다르게 치는 파도에서 상황에 따라 다르게 기술과 자세를 구사해야 하는 서핑의 특성상 한정된 시간 내에 이루어지는 강습이 지속적인 발전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초보 서퍼의 경우, 추가 강습은 기초적인 이론과 몇 가지 실습에 그치기 마련이다. 중급, 상급 서퍼의 경우에는 파도를 직접 타며 연습해야 하기에 강사가 옆에 붙어서 자세를 바로바로 고쳐줄 수가 없다. 때문에 잠깐의 지상훈련으로 기술을 설명하고 강사가 함께 물에 들어가서 어느 상황과 타이밍에 기술이 들어가야 하는지를 봐줘야 하는데, 여러 명과 나눠타고, 해당 기술을 구사하기 괜찮은 파도를 만나려 기다리다 보면 강습시간은 어느새 끝나버리고 만다.
요즘 영상 촬영을 이용한 서핑 강습이 많은데, 나는 서핑 선수로 등록되기 전까지 내 서핑 영상이 손에 꼽을 정도밖에 없었다. 즉, 내 자세를 못 보면서도 선수 등록이 되었다. 대신 나의 사부는 함께 타면서 바로바로 나를 지도해 줬다. 영상을 보고 지상훈련을 한 뒤 다시 입수해서 또 영상을 찍고를 수차례 반복할 게 아니라면 영상 촬영 강습은 매우 저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기본기가 완벽하다면 실력은 알아서 는다.
서핑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기는 패들링 능력이다. 서핑은 패들로 시작해서 패들로 끝나는 운동이라 할 만큼 패들이 안된다면 아무것도 못하게 되는 스포츠이다. 때문에, 오래 패들 하기 위한 패들 지구력과, 더 빠르게 패들 하기 위한 근력을 키우는 훈련을 기본기에서 배운 자세로 열심히 연습하면 눈에 띄는 성과를 얻게 된다. 예를 들어, “파도가 잘 잡히지 않아요” 같은 이유로 추가 강습을 받는다면, 대부분의 경우는 기초강습에서 배웠던 기본기 연습을 더 하게 된다.
내가 가르치는 서핑에서 기본기는 패들(지구력, 근력), 테이크오프, 보드 돌리기 이렇게 세 가지로 교육하는데, 이 세 가지가 완성된다면 파도는 점점 잡히게 된다. 파도가 더 잘 잡힐수록 당연히 실력은 알아서 는다.
단, 서핑샵에따라 다음 강습을 위해 첫 기초강습을 체험식으로 진행하여 잘 가르쳐 주지 않았거나, 당신이 필요한 것이 패들 훈련 파트너라면 추가 강습을 받는 것 인정.
4. 거의 대부분의 서핑 강사들은 추가 강습비를 지불해 본 적 없다.
잘 타려면 강습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강사들은 과연 추가 강습비를 지불하며 실력이 늘었을까? 내가 지난 13년간 서핑을 가르쳐보니 실력이 느는 사람들은 대부분 기초강습의 내용을 성실히 훈련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실제로 지금 국내에서 프로 수준의 서퍼들 중 내 후배 서퍼들은 그저 기본기 훈련을 매우 성실히 수행했다. 이후에는 스승이나 선배들에게 잠깐씩의 코치만 받으며 실력을 키웠다. 단계별로 실력이 늘어가는 것이 가장 빠르게 서핑 실력이 느는 방법인데, 강습을 받으려는 사람들을 상담해 보면 대부분 본인의 실력을 부정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레벨이 1부터 5까지 있다고 했을 때, 1레벨을 완성한 사람이 다음 단계인 2레벨로 올라가는 것은 배우는 사람이나 가르치는 사람이나 모두에게 쉽다. 항상 문제는, 1레벨인 사람이 3 이상의 단계로 건너 뛰고 싶을 때 생긴다.
내가 서핑을 가르칠 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있다.
“안될 리가 없어요”
당연히 될만한 수준이니까 시킨다. 한 단계씩 올가라는 코칭은 잠깐이면 되기에 강습료를 따로 받을 필요가 없다.
강사의 역량과 가르치는 재능 :잘 탄다고 잘 가르치는 건 아니다.
가르치는 것에도 재능이 필요하다. 만약 당신이 두 번 세 번 서핑을 하는 동안에도 강사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면 당장 그 강사를 떠나야 한다. 기초강습만 수강한 강습생이라도 가르치는 것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면 본인이 배운 기초강습을 더 쉽게 남에게 설명할 줄 안다. 서핑강사가 어떻게 가르쳐야 될지 모를 때 무작정 밀어주기만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얼마나 그 강사가 본인의 직업에 미쳐있는지도 매우 중요하다.
결론
본인이 비용 대비 효율성에 상관이 없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강습을 여러번 받으며 서핑을 하는것이 혼자 하는 것보다는 실력이 빨리늘수 있다. 하지만 본인 실력이 남들보다 월등히 빠르게 늘고 있다면 그것은 강습을 받아서 느는 것은 아니라 실력이 늘 때가 되었거나 본인의 운동신경이 좋아서 그럴 가능성이 높다.
당신이 렛미서프의 회원이라면 강습에 대한 고민 없이 서핑을 배워 나갈수 있겠지만 본인이 이용하는 서핑샵에서는 강습을 신청해야 배울 수 있다면, 욕심내지 말고 한 가지를 완성하고 나서 다음 것을 배울 때만 강습을 신청해서 배우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