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어린이 서핑에 대한 문제점, 생각 정리

글 쓰기에 앞서, 나는 어린아이들을 좋아한다. 어린이를 대할때 그들의 수준에 맞는 언어로 대화하는 방법을 알고있고, 그 수준으로 설명해야 한다는것도 알고있다. 그래서 나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서핑을 가르친다면 정말로 잘 가르칠 자신이 있다.

하지만 나는 어린이를 포함한 미성년자를 아예 받지 않는다. 내가 운영하는 서핑스쿨은 교육과 훈련을 중점으로 운영하는데, 어린이들에게 서핑은 ‘놀이’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해외의 프로서퍼들을 보면, 어릴 때부터 서핑을 놀이식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그 놀이에는 바다에 대해 잘 아는 부모의 감독이 있고, 위험 상황시 어른에게 알릴 수 있는 친구들이 곁에 있다.

한국에서의 서핑은 주변에 친구들이 없는 경우가 많아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 부모가 바다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에는 강사가 그 역할을 맡아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놀이’를 지켜봐 줄 있어줄 시간이 없다.

어린의 서핑의 문제점.

1.위험 인지,대처 능력 부족

서핑중 사고는 주로 파도에 휘말리거나 서핑보드에 부딧치며 발생한다. 어린이들은 갑자기 일어나는 상황에서 본인의 안전과 타인의 안전을 모두 지켜내는 능력이 부족하다. 다양한 바다 상황에서 아이가 대처를 잘못하면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다칠 수 있다. 다행히 사고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아이들의 실수는 다른 서퍼들에게 방해가 되어 버리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어린이에게 서핑을 시키려는 보호자는 다음과 같은 점을 신중하게 생각해 보야야 한다.

과연 저 파도속 에서 내 아이가 보드를 남에게 날리지 않을 수 있을까? , 그리고 ‘서핑룰’을 지켜낼 수 있을까?

2. 렌탈 장비의 부적합

초보 서핑에서는 물에 잘 뜰수록 연습하기 쉬워서 대부분의 서핑샵에서는 롱보드로 교육을 한다. 어린이에게 성인이 사용하는 서핑보드를 태우면, 물에 더 쉽게 뜨기 때문에 마치 배에 타고 있는 것처럼 중심잡기가 훨씬 쉽다.

하지만 어린이 혼자서 패들링을 할 때는 폭이 넓은 초보자용 서핑보드의 특성상 충분히 물을 저어 나가기 힘들기 때문에 빠르게 이동하기 어렵다. 그리고, 부력이 큰 서핑보드는 파도에 부딧쳤을 때 더 큰 저항으로 밀려나기 때문에 그 보드를 제대로 잡고 있기도 힘들다.

따라서 어린이를 전문적으로 교육하려면, 어린이의 키와 몸무게에 맞는 다양한 사이즈의 서핑보드가 필요하지만, 대부분의 서핑샵은 이렇게 다양한 서핑보드를 준비하고 있지 않다.

해외의경우 어린이들이 처음 접하는 서핑보드는 부기보드(boogie surfboard) 또는 바디보드(body surfboard)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보드들은 크기가 작고 다루기 쉬워, 어린이들이 서핑을 배우기에 적합하다.

3.사고시 스스로 해결 불가능

어린이가 서핑중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다른 서퍼에 의해 다쳤을 때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 과실을 따지는 것부터 시작해 치료비를 물어주거나 파손된 보드의 수리비를 해결하는 것은 어린이가 감당할 수 없는 문제다.

이러한 문제는 다른 주변 서퍼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부모나 보호자가 현장에 있지 않거나 상황을 제대로 판단할 수 없는 경우, 책임을 지는 과정에서 서로간의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어린이의 서핑 활동에는 성인의 감독과 지원이 필수적이다.

4. 위 내용의 이유로, 다른 서퍼들의 배려 없이는 혼자서 서핑 불가능하다.

서핑을 하다 보면 물속에서 서퍼들간에 감정싸움이 일어나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모두가 자신의 시간과 돈을 들여 바다로 온 만큼, 서로 지켜야 할 것들이 지켜지지 않으면 싸움이 발생하곤 한다.

어린이가 문제가 되는 행동을 할 경우, 대부분의 성인 서퍼들은 몇 번 정도는 웃으며 배려해줄 수 있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행동이 수차례 반복되고, 매번 바다에서 만날 때마다 같은 일이 발생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성인 서퍼들은 어린이와 직접 싸울 수 없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딱 두가지 뿐이다.

부모와 싸울 각오를 하며 어린이를 혼내거나, 그 바다를 떠나거나.

배려는 아름다운 행동이지만, 계속되어야 하는 배려는 누구나 불편할 수 밖에 없다.

5. 보호자와 함께 입수하는 경우

나는 성인만을 대상으로 운영하다 보니, “보호자와 함께 하는데도 어린이 이용이 안될까요?” 라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는다. 보호자가 중급 수준 이상의 서퍼라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보호자도 초보인 경우에는 상황이 다르다. 초보인 보호자 역시 어린이보다는 나을뿐 나의 케어를 받아야 되는 상황에서, 당연히 본인의 아이를 확실하게 지켜줄 수 없다.

어린이 서핑 결론

국내에서 어린이가 서핑을 하는것에는 여러 어려움이 따른다. 위험의 인지와 대처능력의 부족, 부적합한 렌탈 장비, 사고 발생시 스스로 대처 불가 등으로 인해 보호자 또는 타인의 배려 없이는 어렵다. 나는 이러한 어려움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위의 이유로 내가 생각하는 어린이 보호자들이 가져야할 마음가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서핑은 파도 경쟁이 심한경우가 있다. 예민한 상황에서 내 아이가 실수하면 모르는 사람에게 혼날 수도 있다.

둘째, 보호자는 서핑을 더 열심히 배우고, 아이 곁에서 계속 지켜봐야 한다.

셋째, 서핑은 익스트림 스포츠로 다양한 부상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물에 떠 있는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얼굴이나 머리에 부상이 자주 일어난다.)

그래서, 어린이 서핑은 어린이를 전문적으로 가르쳐주는 곳을 선택하는것이 좋다. 서핑샵에서 가입해야하는 필수 보험은 만 15세 이상만 보장하므로, 보험 조건을 잘 알아봐야 하며, 어린이에게 맞는 보드가 따로 있는지, 강사가 계속 지켜봐줄 수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내가 알기로는 위의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서핑샵은 국내에 없다.